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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백신 접종 1년차의 코로나 확진 격리 일기

by DuncanKim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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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1년차의 코로나 확진 격리 일기

 

 

그렇다. 슈퍼 면역자인줄 알았다.

하지만, 작년 7월, 8월에 맞았던 백신은 유효기간이 지난 것일까.

몇 번의 드립에도 살아남았던 나는, 저번주 12일, 화요일에 확진판정을 받았다.

 

그 주 금요일에 서울대입구에서 맛있게 조개구이를 먹고 달려달려 2차 3차를 갔다가 온전히 걸려온 것 같다.

주말 동안은 괜찮았지만,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코로나와의 동거를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7월 11일(월), 아침 8시 30분

 

알람이 3번째 울리고 있다. 하지만, 일어날 수가 없다. 평소와는 다르게 몸이 2배는 무겁고 머리도 미칠듯이 아프기 때문이다. 느낌인 것 같지만 열도 나는 것 같고, 목도 갑자기 뜨겁게 아프다. 그렇지만, 온라인 수업에 결석을 할 수는 없어 일단 컴퓨터를 틀어는 놓는다.

 

지금 내가 수업을 듣는 건지, 무엇을 하는 건지 헤롱헤롱하다. 열은 확실히 나는 것 같아서 일단 집에 있는 상비약을 모두 털어넣었다. 점심은 해먹을 수 없을 것 같으니, 일단 11시 쯤에 죽을 시키기로 한다.

 

최대한 수업에 집중을 한다. 그러나, 써놓은 것은 글씨요, 다시 열어보면 무슨 말인지 모를 말들만 쓰여 있다.

 

 

7월 11일(월), 오후 12시 30분

 

일단 죽을 먹었다. 죽을 먹고, 약을 한 입 또 털어넣었다. 진통제, 해열제를 위주로 먹었는데, 그래도 머리가 10초에 한 번 씩 쑤시고 그럴 때마다 온 몸이 찌릿한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

 

조퇴를 하고 병원을 갔다올까 생각하지만, 어제 에어컨을 펑펑 틀어놓고 잤던 것이 생각났다. 그냥 냉방병 비스무리 한 것 아닌가 해서 에어컨도 틀지 않는다. 밖은 33도. 땀은 줄줄나고, 머리는 미친듯이 쿡쿡 쑤셔온다. 일단 오늘 수업은 다 듣고나면 몸이 좋아지지 않을까 해서 병원은 가지 않는다. 혹시나 몰라서 사온 코로나 간이 키트는 음성이다. 역시 냉방병이 틀림없다.

 

 

7월 11일(월) 오후 11시 30분

 

오늘은 잠에 일찍 들려고 한다. 그렇지만, 잠이 들래야 들 수가 없다. 열이 떨어지지를 않고, 머리도 그대로다. 잠을 못잘 정도로 머리가 아픈 적은 없었는데, 무엇인가 이상하다. 그렇지만 계속 잠이 들어보려고 노력을 노력을 한다.

 

그렇지만 새벽 4시 50분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아침은 슬쩍 밝아오기 시작하는데, 나는 잠을 못잤다. 집에 타이레놀이 없어서 편의점으로 가서 약을 사왔다. 머리 아픈게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가하고 포카리스웨트 1.5L를 두 병 이나 사왔다.

 

일단 마실 것 모두 마시고, 타이레놀을 급한 대로 두 개 씹어 먹었다. 곧 괜찮아지는 듯 해서 잠에 일단은 들었다.

 

 

7월 12일(화) 오전 8시 40분

 

미친, 이건 아닌 것 같다. 군대 훈련소에서 열이 39.5도 40도 이래서 한 번 실려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 그것 만큼 아프다. 일단, 오전 수업은 재끼고 병원을 가기로 한다. 병원은 집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병원에 들렀더니, 열을 재준다. 38.9도이다. 일단은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진료를 봐주겠다고 한다. 일단은 받아본다.

오랜 만에 코 안에 면봉을 쿡 찔러넣는데, 눈물이 한 방울 나온다. 아니 근데, 한 방울을 훔치고 나니, 키트에 두 줄이 선명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아... 미련한...

 

약을 엄청나게 받아 챙겨서 집에 왔다. 일단은 밥 안먹고 먹어도 되는 것이라서 일단 먹고 침대에 누웠다. 잠은 잘 오는 것 같아서 일단 한숨을 자고 수업에 참여할 것이다.

 

 

7월 12일(화) 오후 11시 30분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엄청 괜찮아졌다가 다시 안좋아진다. 그래서 타이레놀을 좀 더 먹어주었다.

 

 

7월 13일(수) 오전 8시 30분

 

어제 쿠팡으로 시킨 2천원 짜리 체온계가 집 앞으로 배달이 왔다. 아침에 열을 재보니 38.5도.

아니 왜 안떨어지는거야?

약을 한 바구니 또 먹어준다.

 

헤롱헤롱한 채로 아침 수업에 또 들어간다. 11시 쯤이 되니, 열이 좀 떨어지는 듯 하다가, 밥을 먹으니 또 체온이 올라간다.

체온이 올라가다가 오후 3시쯤이 되면 식은땀이 나면서 체온이 막 내려간다. 오후 6시쯤에는 아주 멀쩡한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오후 10시가 되면 체온이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인다. 거의 체온 차트가 작전주 급인 것이다.

 

 

7월 15일(금) 오전 8시 30분

 

아세트아미노펜. 부루펜 등의 성분을 검색하고, 최대한으로 먹었지만, 작전주급 체온차트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병원에 갔다.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으니 핑 돌면서 무엇인가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체온이 38도에서 36.5도로 금방 내려가버렸다.

 

살만해지고, 약도 좀 바꿔서 먹기로 했다. 이제는 열이 문제가 아니라 목이 아프기 시작한다.

기침도 나면서...

 

 

7월 17일(일) 오후 12시 30분

 

이틀 정도가 지나니 이제 컨디션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다만 기침이 최대한으로 나는 것이 불편하다.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하다. 열은 이제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주말동안 해야하는 개인과제, 스터디, 밀린 포스팅을 하고 나니 밤이 된다. 밥을 일단 챙겨 먹고 일찍 자보도록 한다.

 

 

 

7월 18일(월) 오후 9시 45분

 

격리해제를 하루 앞두고 있는 지금, 모든 것이 좋아졌지만, 기침은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심해졌다...?

약 안에 기침을 해소하는 약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이 약을 먹지 않고 새로운 약을 사와서 먹어보기로 했다.

 

격리이지만, 약국을 갈 때는 나가도 되는 신기한 격리이다. 뭐 마스크 열심히 쓰고 하니까 상관이 없긴 하지.

 

7일 동안의 병신같은 코로나를 내 몸으로 직접 맞이 하면서 팁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몇 가지 얻은 정보가 있다.

 

1) 백신 최종 접종 1년 이상이 되면, 남들보다 심하게 코로나를 처음 맞이한다(고열).
2) 고열 -> 인후통 -> 기침 순의 증상이 이어진다.
3) 고열은 참는 것이 아니라, 내리는 것이 먼저다. 인간의 열로써 코로나를 이길 수 없다.
4) 인후통은 모글원큐
5) 기침은 기침약을 먹어야 잠잠해진다.
6) 혼자 사는데 아프면 조금 서럽다.

 

격리 이후에는 좀 더 건강한 생활을 위해 1일 1러닝 또는 1조깅을 생활화하는 어른이가 될 것이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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